우리는 언젠가부터 익숙한 것에 익숙해지고 있다. 비슷한 사진으로부터 영감을 받고, 비슷한 주거 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일까. 가파른 도시 인구 밀집으로 인해 전체 주택 중 아파트의 비율이 절반을 넘긴 지 오래고, 우리는 그 안에서 새로운 가구 배치만으로도 용기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포스트 모더니즘도 가구 스타일링에 있어 장르화되었다고 할 수 있는 지금, 어쩌면 우리는 과거에 존재했던 스타일을 고증하기에 그치고 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대중의 관심을 폭넓게 받아왔던 동시대의 음악 또는 패션은 관전자의 입장에서 꽤 개인의 개성이 존중받고 있거나 심지어 평가받기를 거부하는 지점에 이르렀음을 발견한다. 이와 같은 시차를 겪고 있는 지금,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에게 가구란 어떤 의미 이고 개인의 기호가 어떻게 발휘되어야 하는지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