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정보
상품명 Home Tour EP 5: 가르드로브 대표, 이나영 / 썸원라이프 대표, 다레니모 디렉터, 작가 김강민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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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JOURNAL
NAYEONG YI @nanayeong, 
가르드로브 대표

GANGMIN KIM @ _gangmin_kim
썸원라이프 대표, 다레니모 디렉터, 작가  

CHUNGHYEON-DONG, SEOUL
OCTOBER 3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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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은 추울 것 같고, 10월에 오세요. 준비하겠습니다.”

김강민은 기꺼이 우리를 본인의 집으로 초대했다. 전날 김강민을 포함한 지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나는 요즘의 술자리에서는 드물게 자정을 넘어서까지 자리를 지키던 중이었다. 과거 함께 전시를 준비하며 몇 차례 집을 방문했기 때문에, 그의 집은 넓은 테라스를 갖고 있고 여럿이 바비큐를 즐기기 좋은 환경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 김강민이 제안한 대로 우리는 10월의 마지막 날 다시 모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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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알려준 서대문의 주소를 따라가면 빨간 기와를 얹은 검은색 대문을 만난다. 이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좌우로 각 2동씩 주택이 있고 그 사이로 잔디가 깔려 있다. 오래된 나무는 벌써 나뭇잎을 떨어트렸기에 잔디를 밟는 느낌이 이불 위를 걷는 것과 닮았다. 이 잔디 끝에 위치한 계단을 한층 오르면 넓은 테라스를 밟고 멋진 경치를 내려다볼 수 있다. 이곳이 김강민, 이나영 부부의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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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도 살아봤어요. 그래서 저희와 아파트가 그리 잘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김강민은 본인이 아파트와 맞지 않는 이런저런 이유를 말했다. 예를 들어 늦게까지 재봉틀을 돌리기 때문에 층간 소음을 피해야 한다거나, 실내에서는 하기 힘든 개인 작업이 많은 것과 이유였다. 하지만 도심이 지척인 곳에서 막힘없는 경치를 바라보며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이 이 집에 살아야 하는 이유에 설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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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집은 인디고 컬러의 카펫을 현관부터 깔았고 벽은 직접 페인트칠했다. 페인트 컬러는 이들의 말처럼 ‘황토색’이라는 표현보다 더 정확한 묘사가 힘들다. 인터넷으로 페인트를 주문했을 때, 페인트 집에서 정말로 이 컬러가 맞는지 전화가 왔다고 했다. 요즘 한국의 가정에서 흰색 외의 색으로 벽을 채우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에 일어날 법한 해프닝이었다. 덴마크의 디자이너 베르너 팬톤(Verner Panton)은 흰색을 참 싫어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집을 아름답고 보기 좋게 하기 위해 선택했던 흰색이 오히려 내 개성을 지우는 결과로 수렴되곤 했던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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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김강민, 이나영 부부를 알게 된 건 이들이 운영하던 블로그를 통해서였다. 결혼 전 이들은 일본에서 빈티지 의류와 직접 만든 옷들을 한국에 소개하고 있었다. 일방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지켜봤던 부부를 서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고, 인연이 이어지고, 또 함께 바비큐 파티를 하게 된 것을 보면 세상은 정말 좁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차곡차곡 모아온 반다나, 빼곡한 책, 직접 만든 아기 이불, 레고 등은 그의 저변에 적어 놓은 해시태그와 같아서 살다 보면 쉬이 그의 인생살이가 검색될 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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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부부는 함께 시작했던 편집샵을 시작으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의류 브랜드의 디렉터로서, 빈티지 샵의 대표로서, 그리고 김강민은 스스로 작가로서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여전히 재봉틀을 떠나지 않고 있는 게 의아했지만, 김강민은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라 말했다. 테라스에는 그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위해 옷에 페인팅이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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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은 손님을 맞기 위해 테라스에 떨어진 낙엽을 쓸었고, 김강민은 모기향에 불을 붙였다. 어스름히 해가 떨어지고 식탁에는 채소와 마실 것이 올랐다. 시간에 맞춰 온 손님부터 부랴부랴 퇴근 후 찾아온 이들까지 약속한 것처럼 대문을 열고 집을 향해 걸었던 묘한 경험과 집의 아늑함, 그리고 멋진 테라스에 대해 한마디씩 곁들었다. 이날도 자정을 넘은 시간까지 자리가 이어졌다. 갓 100일을 넘긴 아들은 새근새근 방에서 조용히 잠을 잤다.


글: 박지우

*오드플랫 'HOME TOUR' 프로젝트는 영감이 되는 개인과 집을 조명합니다. 사진과 글의 저작권은 오드플랫에 있으나 출처를 명시한 경우 자유롭게 공유가 가능합니다.